담사이에 낀 고양이를 보고

 “가장 좋아하는 건물이 뭔가요?” 아주 여러 번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한 두번 겪는 일도 아닌데 그럴때마다 내 머릿속은 하얗게 변하곤 한다.   건축가로서 작업을 시작한지는 벌써 8년, 처음 건축이라는 학문을 접한 후로는 15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아직도 이런 질문엔 대답을 하질 못한다. 세월을 헛되이 흘려보낸 것 같은 허무감이 밀려온다. 그동안 좋아하는 건축가, 좋아하는

첫 여행

 첫 여행  우리는 걷고 또 걸었다. 뜨거운 햇볕아래 점점 목이 말라오고 이대로는 한걸음도 더 걸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곳은 사막도 아니고 무인도도 아니었다. 우리는 숙소 근처에 있다는 댐을 찾아 산책을 떠났을 뿐인데, 이렇듯 심각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 것이었다. 처음 숙소를 떠날 때 물 대신 맥주를 가져온 것이 화근이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곳은

동네건축가?

동네건축가? 동네건축가라는 명칭이 자주 쓰이는 요즘이지만, 아직도 건축가라는 사람들은 멀게만 느껴진다. “동네”라는 앞 글자가 왠지 친근하고 포근할 것 같은 느낌을 가져다 주지만, 집 지을 일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건축가란 평생 만날 일 없는 사람들이란 건 변치않는 사실이다. 처음 동네 건축가라는 이름을 듣고 떠오른 것은 동네에 즐비한 렉산 케노피였다. 누군가가 공들여 디자인했을 건물에 껌처럼 붙은 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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