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pe 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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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pe Ground, Seoul

서울용산구 한남동 727-21, b1f

설계:푸하하하프렌즈

가구설계,제작: OTC;one two chachacha

시공: 글로우디자인

Photography by studio Texture on texture

계단이 길이 되는 곳들이 있다.
특히 경사가 급한 길들이 엮여있는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납득이의 키스 강론이 펼쳐진
장소를 떠올려 보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다. 영화에서 납득이가 승민이를 계단 길에 앉혀놓고
혀를 낼름 거리며 손을 존나 비벼대던 바로 그 장소 말이다.

납득이와 승민이.

경사면의 길은 장면을 서서히 바꾸지만 계단은 장면의 변화를 극적으로 만든다.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전 층이 경사면의 길로 연결되어있어 길을 따라 끊김없이 걷다보면 어느새 건물의 펼친면(파노라마)을 인지 할 수 있게 된다. 반면에 계단은 층과 층을 연결해주는 일종의 매개체다. 짧은시간안에 공간이 곧 변화됨을 알려주는 결정적인 요소이므로 계단이어떻게 설계 되었냐에 따라 공간의 성격마저 바뀔 수 있는만큼 계단의 설계는 매우 중요하다.

구겐하임미술관 뉴욕
 한강진역에 서면 하얏트호텔에서 불어오는 뭔가 비싸고 상쾌한 바람이 느껴지는데 뒷동네 계단으로 몇 발 내려오면 어느새 오줌 지린내가 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이유도 그 계단의 꼴이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이다.

왼쪽 구석진 곳 아래 오줌얼룩이있다.
  파이프그라운드는 한강진역에서 “그” 계단 길을 따라 내려 오다보면 첫 번째(거의)로 만나게되는 신축건물의 ‘지하’에 위치해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조그만 선큰이 있고 선큰을 마주하고 출입구가 있는 층고 높은 지하공간. 공간 그 자체는 신축건물의 지하가 보통 그렇듯 별로 매력은 없었지만 어설프게 걸려있는 계단의 꼴이 자꾸 눈에 거슬렸다.

 걸려있는 계단

그리고 불현 듯 계단을 다시금 멋지게 설계하는 것만으로 이 프로젝트를 해먹을 수 완수 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하는 많은 프로젝트들이 그렇듯 파이프그라운드 또한 공간이 아니라 장소가 되길 바랬다.
어느 길의 끝에 오목한 장소가 있어 사람들이 오순도순 모일 수 있는 정자가 있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가 있는 장소 말이다. 그래서 장소를 채우는 모든 재료도 외부에 쓰이는 재료들로 구성하였다.

 
inside out model

나의 마음속에는 이렇게 논리적이고 바람직한 착한 친구도 살고 있지만 아주 이기적이고 말이안통하는 새끼도 살고 있다. 그 새끼가 자꾸 ‘이왕이면 제3세계 풍으로….’를 주장하는 바람에 콘크리트가 온통 붉은색이 되었다.